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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rketing

#2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 포용을 말하는 마케팅의 어려움

by sephine 045 2025. 11. 11.

나는 장애인을 대상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데, 마케팅 메시지를 쓸 때마다, 종종 ‘이 문장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장애인 관련된 메세지를 만들 때는 이 고민은 더 잦아졌다.

분명 좋은 의도로 쓴 문장인데,
나중에 보면 ‘도와준다’, ‘보호한다’ 같은 표현이 들어가 있다.
그때마다 “이건 좀 다른 의미로 들릴 수도 있겠다” 싶어 마음이 걸린다.

 

왜 그런 표현이 자꾸 나올까 생각해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나는 장애인이 아니다. 그분들의 문화, 언어, 일상의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맞는 말이라도 당사자에게는 낯설고 불편한 언어가 될 때가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만드는 솔루션의 이용자와 구매자 사이의 거리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장애 당사자지만, 비즈니스를 결정하는 건 비장애인 — 기업이나 정부의 담당자들이다.
그래서 마케팅 메시지는 자꾸 ‘이해와 공감’보다는 ‘설득과 효율’ 쪽으로 기울어진다.
그 순간, 언어의 온도가 내려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여전히 성과 중심의 사고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소셜 벤처에 몸담고 있지만, 정작 머릿속엔 “이 마케팅으로 얼마나 매출이 늘어날까? ROI가 나올까?”라는 숫자가 먼저 떠오른다.
‘가치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보다, ‘잘 되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더 크다.

 

그럴 때마다 나는 ‘포용’을 말하는 마케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낀다.
진정한 포용은 문장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언어 뒤에 실제 행동이 따라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ESG나 CSR이 유행처럼 번졌지만,
그중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진짜로 행동까지 바꾸었을까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ESG의 본질은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있다.

 

파타고니아의 Worn Wear 캠페인

 

파타고니아는 그걸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슬로건을 넘어, “덜 사고 오래 쓰자”는 철학을 실제 사업 구조로 만들었다.
‘Worn Wear’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이 쓰던 옷을 수선·재판매하게 했고,
심지어 회사의 지분을 비영리 신탁에 넘겨 이익이 환경 보호에 자동으로 환원되게 했다.
그건 마케팅이 아니라 행동으로 설계된 신념이었다.

 

이케아의 Buy-Back & Resell 프로그램

 

이케아도 마찬가지다.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았다.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Buy-Back & Resell’ 프로그램을 만들어
집에서 쓰던 가구를 되팔고, 매장은 그것을 수리해 재판매한다.
환경 메시지가 아닌, 실천 가능한 행동의 구조였다.

 

우리가 말하는 “장애 포용”이나 “사회적 가치”도
결국은 어떤 구조와 행동으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메시지가 아무리 따뜻해도,
그 안에 당사자의 목소리와 참여, 그리고 실제 변화가 없다면
그건 결국 브랜드의 자기 위안에 머무를 뿐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문장을 쓸 때 이렇게 자문한다.

Photo by Kid Circus on Splash

“이 말 뒤에 행동이 있을까?”
“이 메시지가 누군가의 현실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까?”

그 답이 ‘예’라면, 조금 어색한 표현이라도 괜찮다.
그게 진짜 포용의 시작이니까.

ESG 마케팅의 진정성은 Message가 아니라 Action에서 증명된다.
Re:Marketing — Think Together.

 

When writing marketing messages for accessibility or inclusion,
I often realize that a “factually correct” phrase can still feel wrong —
especially to those who live the reality I’m trying to describe.

Sometimes the issue is cultural distance.
Other times it’s the gap between who uses our solutions and who buys them.
And often, it’s because I’m still trapped in a mindset where success means numbers, not impact.

That’s why I’ve come to believe that inclusive marketing can’t stop at words.
True inclusion requires actions that make change visible.

Brands like Patagonia and IKEA show this clearly —
their ESG messages are credible because they are built into behavior and systems,
not campaigns.

For any organization speaking about accessibility or social value,
the question is simple:

“Is there real action behind these words?”

Because the authenticity of ESG marketing isn’t proven in messages — it’s proven in actions.